신뢰할 수 있는 PR 효과 측정을 위한 제언

2020. 2. 25. 16:56BUSINESS/Insight

 - 마크 핀센트  (Mark Pinsent)

 

필자는 현재 호프만에이전시(Hoffman Agency)의 유럽 지사를 이끌고 있으며 PR업계에서 25년 이상 일해왔다. 25년 동안 PR 효과 측정을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26년이 지난 지금, 그것이 과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좀 더 생각해보고자 한다. PR이 가치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문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방식으로 PR의 가치를 보여주려고 해왔다는 데에 있다.  

 

 

명확한 PR 목표 설정

 

국제 커뮤니케이션 측정 및 평가협회(AMEC)가 PR 효과 측정을 위해 발표한 AMEC 통합 평가 프레임워크(AMEC Integrated Evaluation Framework)는 우수한 이론적 모델이다. 하지만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프레임워크는 조직 비즈니스 목표와 그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가 명확하게 정의된다면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정의하는 것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비즈니스 목표와 별도로 생성된 듯한, 연결성이 부족한 PR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캠페인을 만들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종종 커뮤니케이션 목표에 ‘인지도 향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분명 흔히 얘기하는 ‘판매율 증대’와 같은 비즈니스 목표 아래 설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수준에 와있고 얼마나 더 높이고 싶은지, 예를 들어 2에서 6인지, 아니면 16%에서 84%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지금까지 한번도 현재의 인지도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난 적은 없었다. 주원인은 비용이다. 특정 소비자 집단을 대상으로 인지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12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조사를 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해당 비용은 총 PR 예산에서 너무 큰 비율을 차지해 결국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 커버리지를 통해 인지도가 향상 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도 얘기 하지만 결국 탄탄하지 못한 기초와 불분명한 목표로 기획된 캠페인은 겉으로만 그럴싸한 통계나 의미 없는 지표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 도달범위나 노출 횟수, 노출 기회 등은 모두 신뢰할만한 비즈니스 성과지표로 삼기에는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

 

비즈니스 성과, 특히 매출의 경우 그 결과를 전적으로 PR 활동의 결과로 바라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PR을 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조금 줄어들 수는 있으나, 또 하나의 과제(아마 가장 중요한)가 남아있다. 대다수의 클라이언트들이 PR을 언론관계와 동일시 하기 때문에 PR의 정의를 좁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PR 캠페인에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활동들을 포함할 기회가 많지 않다. PR의 정의가 좁아져 언론관계에 국한된다면 그 가치를 측정하기는 더욱 어렵다.

 

 

상업적 현실감과의 거리

 

CIPR (The Chartered Institute of Public Relations)가 정의하는 PR(“조직과 공중 사이 호의와 상호 이해를 수립하고 유지하기 위한 계획되고 지속적인 노력”)은 PR이 다루어야 할 넓은 공중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범위를 강조한다. 하지만 솔직히 “호의와 상호 이해를 수립하고 유지한다”는 부분은 PR이 상업적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PR이 상업적 목표와 항상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신규 사옥을 건립하는 경우,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대화하여 건설 계획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지역 인프라에 투자를 약속한다면 지역 사회의 동의를 원활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명확한 비즈니스 목표, 효과적인 전략, 적절한 전술을 통해 측정 가능한 상업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해당 ‘PR’ 캠페인은 전통적인 미디어 관계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과의 회의, 지역 미디어 광고, DM 및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포함했을 것이다. PR 캠페인에서는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믹스를 혼합하여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AMEC  통합 평가 프레임워크  (출처 : AMEC  홈페이지)

 다시 AMEC 통합 평가 프레임워크로 돌아가보자. 훌륭한 측정 모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해당 프레임워크를 적용할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하지 않는다.  

 

모델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프레임워크는 7단계로 구성되어있다. PR 캠페인 측정의 대부분은 4단계(Output: 타깃 청중에게 배포하고 그들에게 노출된 콘텐츠, 자료 및 활동)와 5단계(Out-takes: 소비자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은 것과 그것에 대한 반응)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배포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미디어 커버리지 등 4단계도 5단계도 아닌 것으로 PR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PR 캠페인에서 6단계(Outcomes)와 7단계(Impact)로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최근에 PR 어워드에서 심사를 맡은 적이 있는데, 약 100개의 출품작을 검토하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기준은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목표가 명확히 표현되어 있으며 결과가 이에 부합하는가?”였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10% 미만의 출품작만이 기준을 충족했다. 한 자리 숫자에 그친 것이다.

심지어 출품작들은 무작위로 선택된 PR 캠페인들도 아니었다. 아마도, 참가한 에이전시들이 자신들이 가장 잘했고 영향력이 있었다고 평가한 작품들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PR의 가치

(출처 : Finance Monthly)

 

PR의 가치에 대해 다른 각도에서도 생각해봤다. 다시 위에서 언급한 CIPR(The Chartered Institute of Public Relations)의 PR에 대한 정의로 돌아가 보자. “PR이란 명성(reputation)에 관한 것이다 – 당신이 한 일의 결과, 당신의 말 그리고 당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포함한다.”

 

문제는 CIPR 또한 “명성이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매기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의 명성은 그것이 훼손되었을 때나 주가 하락 혹은 장기적인 매출 하락의 경우에 금전적으로 가치를 환산하기가 더 쉽다.

 

훌륭하고 효과적인 PR을 통해 명성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수년에 걸쳐 쌓아놓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악성 뉴스 또는 부정적인 뉴스의 영향을 줄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점에서 PR은 보험과 같다. 우리 모두 이 보험이 필요하다. 손실을 청구할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설사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험료를 납부, 즉 투자해야 한다.

 

PR은 ‘명성 보험’으로 간주되어 가치를 평가 받아야 할까? 그렇다면 가격책정 모델은 도대체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 애당초 측정이 가능한가? 결국 보험의 성과는 실제로 측정할 수 없다.

 

 

PR 효과 측정,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에이전시가 아닌 클라이언트다.

 

PR 효과 측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PR 효과 측정을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조직 내부에서 많은 부분이 논의되어야 한다.

 

만약 조직 내부에서

1.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목표를 제시한다면

2.     PR 에이전시에 소비자 인사이트를 공유하거나 최소한 PR 에이전시에서 캠페인을 기획할 때 직접 소비자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준다면

3.     Paid, Earned, Owned 미디어를 모두 활용한 캠페인을 만들 수 있는 자유와 예산을 줄 수 있다면

4.     또한 조직 내 분석 자료를 공유해준다면

 

PR 활동은 분명 측정 가능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